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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의 버터플라이 6편

마루설아 2024. 12. 1. 22:18

- 4일 째 -

 

이 게임의 가장 기분 나쁜 점.

친구가 죽은 밤에는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잘 수 있다는 것

물론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그래도 잠자리에서 소리없이 찾아오는 공포의 그림자에 떨지 않아도 된다면......

자신의 안도를 위해 친구의 죽음을 허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어쨌든 나는 잤다.

누적된 정신적 피로가 초조함을 동반한 스트레스로 변해가는 것을 자각하였기 때문이다.

 

그 피로가 충분히 가실 만큼 충분한 휴식은 아니었지만 7시에 맞춰 일어날 수는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의 모니터를 열었더니 켜 놓았던 [공유자]용 툴의 윈도우에 메시지가 남아있었다.

 

[레이] : 기회를 봐서 낮시간 중에 상담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레이] : 둘이 함께 개인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는 건 [공유자]라는 게 들통나기 쉬우니 위험할 거예요

[레이] : 다이스케 선배의 휴식시간 때, 다른 사람에게 잠깐 보초를 부탁하고 화장실에 가는 척 하고 갈 게요

[레이] : 그 때 앞으로의 처우에 대해 생각해보죠

 

그래. 기회를 봐서 움직이자.

 

일단 방에서 나온다. 로비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군. 가장 먼저 나온 녀석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그 만큼 알리바이가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알리바이가 없는 이상 별 의미는 없지만 나는 방 문을 열어놓고 녀석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세 명이 모일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결백한 이상 순수하게 정직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방에서 나온 것은 츠바사.

 

[츠바사] : “다이스케, 하이”

[다이스케] : “잘 잤어. 모두 일어날 때까지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어. 한 명만 더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자”

[다이스케] : “재수없게 제일 먼저 일어나는 바람에 네가 나올 때까지 알라바이가 없긴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믿어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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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흐음...... 제법 생각 좀 했나보네)

 

[츠바사] : “아, 근데 그런 곳보다 루나가......!”

[다이스케] : “알고 있어! 그러니까 좀 기다려 보라고! 일단 다들 일어날 때까지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건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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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오~ 무셔무셔. 장갑 던져 넣어놨던 게 무진장 열받았었나 보구만)

[츠바사] : (뭐 좋다고. 오늘은 그딴 노력해봤자 하나도 소용없으니까. 남은 명령 세 개를 모조리 써서 유지를 움직이게 해놨으니)

 

[츠바사] : “알았어. 기다릴게”

 

문을 열어 두고 방 안에서 기다리게 한다.

그 다음으로 사쿠라가 일어난 시점에서 로비로 나와서 대기.

그 이후로 차례대로 레이, 마이, 리리코가 방을 나왔다.

 

이미 다들 루나의 죽음은 알고 있다. 침울한 표정.

이 안에서 적어도 두 명이 배신을 했다는 말인가.

 

[수호자]와 [주모자]

이 이야기는 언젠가 해야겠지.

그나저나 유지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죽음으로 루나의 결백성이 큰 설득력을 얻은 지금 이 시점에서 유지는 거의 [배신자]로 확정되었다.

[배신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룰에 저촉되어 패배로 간주되므로 절대로 삼가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은 [배신자]의 정보마저도 간절한 상황이다.

[주모자]에게서 어떤 명령을 받았는지. 그걸 밝혀낼 수가 있다면 명령의 주체를 찾아낼 수 있는 큰 힌트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유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 유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침울한 분위기를 견딜 수가 없어서 우리는 루나의 방에 가보기로 했다.

남자는 나와 츠바사 둘. 문을 열어둔 채 다른 세 명은 로비에서 대기하게 한다.

......

 

루나의 시신은 문을 연 바로 그 앞에 있었다.

엎드리고 있는 시신은 그 작은 손으로 무언가를 꼭 움켜쥐고 있다.

보니까 그것은 내 방에도 있는 페이퍼 나이프였다.

이걸로 저항하려고 했던 건가.

 

[다이스케] : “다들 잘 보고 있어야 돼. 루나를”

 

그리 말하고 루나의 몸을 안아 일으킨다.

창백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는 문 너머의 셋. 츠바사도 마찬가지다.

 

루나의 마지막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없이 솔직하고 밝은 그렇기에 장렬함마저 감도는 만면한 미소.

자신을 집어 삼키려는 모든 적의의 미소로 대적한다. 그런 각오를 느끼게 하는 표정이었다.

역시 루나도 지난 밤에 자신이 죽으리라 예상했던 모양이다.

고작 열두 살 소녀가 죽음을 각오하고서 스스로의 의지로 미소지어 맞섰다.

그런 사실에 나이 같은 것은 관계 없이 순전히 압도된다.

 

[다이스케] : “루나 네 각오는 이 마음에 확실히 새길게”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는 루나를 침대로 옮겨 토모에와 마찬가지로 뉘었다.

내 방에서 찢어지지 않은 시트를 가져와서 덮는다.

그리고, 다들 작별 인사를 했다.

손을 모으고 있는 녀석도 있다.

집안의 종파 같은 걸 이해할 나이가 되기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탓에 예식의 의례같은 건 잘 모른다.

그래서 묵념을 한다.

마음 속에서 루나와의 약속을 되새기며 묵념.

 

나는 이 게임에서 살아 남는다.

루나를 위해서라도.

토모에를 위해서라도.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

 

로비로 돌아왔다.

지금부터 무거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

현재 상태.

그리고 앞으로의 방침.

그리고 나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교대로 로비를 지키며, 기회를 봐서 레이와 상담을 한다.

그리고, 오늘 승부를 건다.

 

남은 게 일곱 명.

[교환자]가 빠진 일곱 명.

과연 잘 될까.

그렇지만 잘 되든 되지 않든 할 수밖에 없다.

 

새삼 결심을 굳힌 그 때였다.

철컹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2시의 방.

그곳에서 유지가 얼굴을 드러냈다.

 

[유지] : “잘들...... 잤냐?!”

 

정신적 피로를 감출 생각도 없는 듯, 수척한 표정.

 

[다이스케] : “유지”

 

이름을 부르고 나서, 이내 후회를 한다. 뒤를 이을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유지가 [배신자]라면 자신의 거짓말이 얼마나 중대한 사태를 불러 일으켰는지 충분히 알 것이다.

루나의 신용을 잃게 하여, 죽음에 몰아 넣었다.

유지를 탓해봤자 소용없다. 하지만 마음이 정리되지를 않는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모두가 유지를 앞에 두고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으리라.

 

안 돼.

이래선 안 돼.

유지는 우리의 친구이고, 단지 피해자일 뿐이다.

얼른 무슨 말이라도 해야

 

[유지] : “뭐야......짜증나게스리”

[유지] : “하~ 그래 그거네! 루나가 죽은 게 내 탓이라고...... 그거 아니냐고!”

[다이스케] : “잠깐만 유지! 그게 아니라!”

[유지] : “시끄러!!”

[유지] : “내가 [교환자]라고 분명히 말했잖아!!”

 

뭐!?

분명 이 자리에 있던 모두가 이제와서 무슨 소린가 싶었겠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타겟이 되었던 루나가 죽었다. 이런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나왔는데, 무슨 소리야!?

 

[사쿠라] : “너 정말 어쩌자는 거니! 그런 소리 안 해도 모두들 네 사정은 잘 안다구”

[유지] : “알 긴 개 뿔 ! !”

[사쿠라] : “꺄......”

 

난데없는 유지의 노성에 그만 사쿠라가 몸을 움츠리고 만다.

 

[유지] : “아! 사쿠...... 젠장! 아냐! 아냐아냐아냐 그게 아니라고!!”

[유지] : “알긴 뭘 알아.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알 리가 없지!!”

 

어쩐지 모습이 이상하다. 하고 있는 이야기도

[주모자]의 명령이 유효한 기간은 하루뿐일 터. 그렇다면 이미 [교환자]라고 거짓말을 계속할 필요는 없을 텐데.

아니, 잠깐. 다시 한 번 같은 명령을 받았다면?

 

[츠바사] : “진정 좀 해라 이 근육 바보야! 갑자기 왜 흥분하고 그래!? 할 수 있는 이야기만 하면 되잖아!”

[유지] : “닥쳐어어어어!! 닥치라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 [교환자]다! 나는 [교환자]다!”

[유지] : “[교환자]다! [교환자]다! [교환자]다! [교환자]다! [교환자]다! [교환자]다!!”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유지는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부자연스러움을 더 이상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주모자]로부터 재차 [교환자]라고 사칭하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을 틀림없다!

 

[유지] : “젠장 내가 [교환자]라고!!”

 

바닥을 굴러 다니던 깡통을 걷어 차고는

 

[유지] : “못해먹겠네! 이딴 이딴, 이딴......!!”

 

다른 깡통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집요하게 짓밟는 유지. 양철 깡통이 일그러지고서도 유지의 분풀이는 끝나지 않는다.

모두를 위해서라도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 이상 날뛰어서 좋을 건 없다!

 

[다이스케] : “그만 좀 해!! 애들 안 보이냐!!”

 

언성을 높이며 그 어깨를 붙잡으려고 하자

 

유지의 주먹이 내 볼을 강타했다.

왜......

왜 그러는 거야!?

 

의문을 입 밖에 내지도 못하고 나는 비틀거리며 무릎을 굽힌다.

공수도 경험자의 주먹은 흉기 그 자체다.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망정이지 고작 이것으로도 입 안에 상처가 났다. 비린 철분의 향내가 입안에서 감돈다.

 

이 자식이...... 한 번 해보자 이거지!!

사람 마음도 모르고......!!

 

좁아지는 시야. 여자들의 비명이 묘하게 멀게 느껴진다.

 

[유지] : “넌 좀 빠져라...... 다이스케!”

[다이스케] : “안 그래도 나도 열받았거든!!”

 

나와 유지가 불끈 쥔 주먹을 서로에게 날리는 찰나

 

[사쿠라] : “작작 좀 해 너희들!!”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사쿠라] : “이 이렇게, 주먹질이나 해봤자 뭐가 바뀌는데!”

[사쿠라] : “그냥 [주모자]가 원하는대로 흘러갈 뿐이잖아!”

 

알지 나도 알고야 있지......!!

 

[유지] : “아 젠장할!!”

[유지] : “같잖아서 상대 못해주겠네!!”

 

유지는 그대로 몸을 돌려

 

[사쿠라] : “거기 서 봐!!”

 

손을 내뻗는 사쿠라에게서 달아나기라도 하듯.

유지는 6시 방향의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사라졌다.

 

[사쿠라] : “다이스케! 괘 괜찮니!?”

 

그래 하고 대답하며 입안의 끈적한 타액을 내뱉는다.

역시나 제대로 다친 모양이다. 새빨간 피가 바닥에 떨어지자 모두들 인상이 굳어진다.

 

[츠바사] : “저 자식 도대체 왜 저래? 아까 그거, 뭘 어떻게 봐도 이상했다고”

[리리코] : “다들 의심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리리코] : “누구든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주변에 등지려고 할 거에요”

 

그건 이해한다......

하지만 거짓을 말하기를 강요하는 이 게임에서 의심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모자]에게 마음대로 이용당한 끝에 모두에게서 소외당하는

[배신자]......!

 

이 역할은 너무 불공평하기만 하다......!!

 

[다이스케] : “일단 난...... 저 자식을 따라가 봐야겠어”

[츠바사] : “야......! 지금은 그냥 두는 게 낫지!”

[츠바사] : “아래층에는 칼도 있다고!”

 

불길한 무언가를 가리키는 츠바사의 목소리.

 

[마이] : “아니아니 츠바사, 무슨 소리야. 유지가 그렇게까지 할 리가 없잖아!”

[츠바사] : “유지에게 문제가 있단 얘기가 아니라,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단 거잖아!!”

 

그래. 맞는 말이다.

칼을 들고 날뛴다고? 다만, 자포자기해서 자해라도 할까봐 더 겁난다.

그 녀석, 그런 데서 괜히 순진하니까.

 

사쿠라와 눈이 마주친다.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쿠라] : “나도 가겠어”

[다이스케] : “조심해서 갈게”

[리리코] : “사쿠라도요? 위험하니 그냥 있는 게......”

[사쿠라] : “멍청한 내 소꿉친구 일인걸. 내가 어울리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

[사쿠라] : “괜찮아! 옛날부터 항상 내가 했는걸. 이 두 바보 화해시키는 건”

 

말이 많다.

 

[레이] : ‘저도 갈래요!’

 

뭐?

절박한 글씨에 그만 깜짝 놀랐다.

 

[다이스케] : “아 안 돼. 레이 넌 여기서 다른 사람들이랑 기다려!”

[레이] : ‘그래도’

 

왜 이러지? 레이 본인도 지금은 [공유자] 들이 별개 행동을 해야할 때라는 것을 알 텐데......!

 

[다이스케] : “그래도고 뭐고 안 돼, 위험하다고! 잘 알잖아! 제발 좀!”

 

냉정하고 총명한 후배의 눈동자가 혼란과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 확연히 보였다.

유지의 폭주로 가벼운 패닉상태에 빠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다투고 있을 시간도 없다.

 

[다이스케] : “너희들”

 

불러놓고, 순간 망설였다.

리리코. 츠바사. 마이. 누구 하나는 [주모자]일지도 모른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떨쳐내고

 

[다이스케] : “너희들 레이 좀 부탁한다”

[다이스케] : “가자 사쿠라”

[사쿠라] : “그래. 레이는 우리가 무사하길 기도해주겠어?!”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달려가며.

생각한다.

사쿠라가 [주모자]일 가능성은?

떠올린다.

 

[나는 사쿠라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킬 거다. 반드시]

 

그 당시 나는 의심하는 것 자체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다.

방금 막 그 의심의 끝을 사쿠라에게로 향했던 자신에게 눈을 돌려 보니.

완전히 이 게임에 물들었다는 생각에 나는 자조한다.

 

[레이 시점]

 

[레이] : ‘선배들...... 별 일 없겠죠?’

 

만년필을 굴리는 손이 떨리고 있다.

진정해. 진정해야지 타카세 레이.

 

[츠바사] : “아무리 그래도 이 이상 큰 일이 생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마이] : “괜찮다구! 유지가 저래 뵈도 실은 제법 착하니까 단순히 혼란스러운 것뿐일 거야”

[마이] : “두 사람이 바로 달래서 올 거야”

[리리코] : “그럼요. 분명 그럴 거에요”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모두의 목소리. 하지만, 조금도 안심할 수가 없다.

 

[마이] : “레이뿅 괜찮아?”

[레이] : ‘만약에 유지 선배가 터무니없는 명령을 받았다면요?’

[리리코] : “명령......?”

 

[배신자]로 추정되는 유지 선배.

알긴 개뿔,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런 이야기를 번복했다.

분명히 무언가 있다. 무언가, 말도 안되게 부조리한 명령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마이] : “음......”

[츠바사] : “......”

 

두 사람은 내 걱정을 이해한 듯하다.

그렇지만

 

[리리코] : “레이는 유지 군이 [배신자]라고 생각하니?”

 

리리코 선배만은 이야기의 요지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마이] : “리리콩, 루나가 죽은 거 봤잖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제일 자연스럽잖아”

[리리코] : “글쎄요......? 룰에 따르면 [주모자]는 [배신자]를 죽일 수 있잖아요?”

 

확실히 그렇긴 해도.

100% 확실하지 않은 이상, 거짓말을 한 것이 루나라고 생각하는 걸까?“

 

[리리코] : “아 아니, 딱히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아니고......”

[리리코] : “그렇지만, 유지 군이 진짜라면 아직 [수호자]와의 연계가 가능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 희망은 있지 않나 해서요”

 

상황이 이런데 아직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는 건가......

어떤 의미로 다이스케 선배 이상의 낙천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유지 선배가 [배신자]라고 보는 합리적인 추측, 그 자체가 실은 [주모자]의 함정일지도 모르니까.

 

[리리코] : “그나저나 명령이라는 게 혹시......”

[리리코] : “다이스케 군을 죽이라고 하거나”

[마이] : “아......”

 

그래. 그게 제일 걱정되는 것.

유지 선배에게 있어 오랜 소꿉친구를 죽이느냐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죽느냐를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딜레마에 빠진다면 인간은 누구나 이상해질 테고......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친구를 죽이지는 않겠다는 결론은 누구에게서나 바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성인같은 사람이 소수이겠지. 다이스케 선배라면 간단하게 그런 결론을 낼 것 같지만.

 

[리리코] : “사쿠라를 덮치라고 하거나”

 

뭐?

 

[마이] : “덮친 다니?”

[마이] : “!”

 

마이 선배의 안색이 바뀌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리리코 선배......?

지금 그 말은 단순히 물리적인 폭력을 의미하는 게 아닐 것이다..

훨씬 비열하고 잔인한 상황을 생생하게 나는 상상했다. 츠바사 선배도. 마이 선배도.

침묵이 모두를 상상하게끔 만들었다.

 

[리리코] : “아 죄송해요. 나도 참”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예상할 수 없는 의견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가 다름 아닌 리리코 선배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에 놀랐다고 생각한다.

 

[리리코] : “그렇지만, 우린 여자잖아요”

[츠바사] : “난...... 아닌데?”

 

츠바사 선배의 평소같은 농담은 조금이나마 분위기가 누그러지는데 도움이 됐다.

 

[리리코] : “힘으로는 절대로 유지 군을 이길 수 없을 테고”

[리리코] : “만약 우리한테 그랬다간, 어떻게 해야할지......”

[리리코] :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게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말을 맺는 리리코 선배의 입가에 떠오른 것은 평소 그 미소였다.

문득, 소름이 끼쳤다.

 

설마,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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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이 인간 뭐야......)

[츠바사] : (이렇게 되면 얼마나 더 맛이 갈지 보고 싶긴 하다만, 일단 지금은 좀 말리지 않으면 자연스럽지 않겠어......)

 

[마이] : (......파파의 카르테에는 전형적으로 소심한 인간이라 다른 사람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들어먹는 성격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마이] : (리리콩...... 혹시 제법 손대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사람인가? 아니면 츠바사가 진짜 덮치기라도 한 건가?)

[마이] : (움~ ...... 기분나쁠 정도로 분위기가 이상해졌는걸)

 

[츠바사] : “리리코 리리코!”

[리리코] : “어머...... 죄송해요. 너무 떠든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리리코] : “슬슬 아침 식사준비도 해야겠네요......”

[츠바사] : “아니아니,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아래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는데”

[레이] : ‘......우리도 직접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마이] : “걱정된다는 건 알겠는데, 음...”

[마이] : “좋아. 그럼 무슨 일이 있든 얼른 움직일 수 있게 대기하고 있자”

[츠바사] : “레이도 그걸로 찬성?”

 

그게 가장 합리적이겠지.

그건 알겠어.

알긴 알겠는데.

 

다이스케 선배가 맞았을 때, 꼭 내가 맞은 것만 같았다.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비명을 질렀을지도 모른다.

내가 간다고 해서 유사시에 어떻게 된다는 건 아니지만......

하다 못해 곁에 있고 싶다.

방패정도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다이스케 선배처럼 순수한 사람이 이 게임에서 더 이상 상처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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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얼마나 변명만 늘어놓을래?

실은 그냥 사쿠라 선배가 오빠랑 같이 있는게 싫은 것 뿐이잖아?

 

... 내 목소리에 찔러 나는 조금 더 망가진다.

 

[유지 시점]

 

[유지] : “빌어먹을......!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할!!”

 

도대체 난 어떻게 이리도 멍청한지!

사쿠라한테 닿을 뻔했다고 개인실로 가지 않고 이리로 도망오다니!

그 녀석들 분명히 찾으러 올 거야. 분명히 이것저것 물어 보겠지!

대답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의심받을 뿐이다......

게다가, 사쿠라에게 상황을 알릴 수 없는 이상 언제 부딪힐지 모른다!

 

안 되겠다. 사면초가다 젠장!!

 

..............하아......하아......하아......

그 녀석들이 의심하고 있는대로.

내가 [배신자]다.

그리고 내가 오늘 아침에 받은 그 빌어먹을 [주모자]의 명령은 세 가지.

그 전에 받은 명령은 두 가지.

명령은 총 다섯 개니까, 오늘 하루만에 남은 모조리를 쏟아부은 셈이다.

 

첫 째.

받은 모든 명령은 입 밖에 내지 말라.

 

둘 째.

계속해서 [교환자]를 사칭해라.

 

여기까진 이해가 간다.

 

셋 째.

사기노미야 사쿠라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말라.

 

이건 도대체 뭐지? 난데없이 사쿠라가 거기서 왜 튀어나오는데?

게다가 [주모자]는 명령뿐만 아니라 메시지도 첨부했다.

확실히 룰에서 [주모자]는 140자 이하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지만 이전에는 메시지 같은 것이 첨부된 적이 없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짐작되는 메시지의 내용은 이렇다.

 

‘오늘 0시까지 네가 살아 있을 경우, 오늘 밤의 타깃은 사기노미야 사쿠라로 한다’

 

순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또 다시 사쿠라를 걸고 넘어지지? 너무 뜬금없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니, 이 메시지의 의미는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네가 살아 있을 경우, 오늘 밤의 타깃은 사기노미야 사쿠라로 한다 즉......!

사쿠라를 살리고 싶다면 죽어라. 그런 소리다......!!

 

확실히 [주모자]는 [배신자]에게 ‘자살하라’는 식의 명령은 내릴 수 없다.

확실히 이건 명령이 아니다.

그러나, 그 어떤 명령보다 나를 가차없이 옭아매는 협박이다.

틀림없다. [주모자]는 내가 사쿠라에게...... 반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걸 이용해서 이렇게 나온 것이다.

사쿠라만큼은 살리고 싶다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고 내가 죽기만을 원해서!

 

[자살하라]는 명령은 룰 상에서 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애둘러 명령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는 것은 [주모자]에게 있어서 나는 더 이상 쓸모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인가.

명령 세 개를 단 번에 써버린 것도 어차피 이대로 끝이니까 아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겠지.

물론 내 안에서 사쿠라를 버리고 스스로가 살아남겠다는 선택지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닥치고 죽을 수도 없잖아......!

 

명령을 받은 이후로 쭉,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자살시킬 뿐이라면 달리 방법이 없었던 걸까?

어째서 이렇게 재수 없는 명령을 내린 거지?

그 녀석은 내가 이 명령 탓에 괴로워하기를 바라고 있는 건가? 내가 그렇게나 원한을 샀던가?

그렇지만 사쿠라는 [주모자]가 아닐 것 같다. 만약 내가 자살하지 않았을 때, 사쿠라를 죽이겠다면 협박을 실행할 수 없으니까.

게다가...... 사쿠라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애가 아니다.

 

마이, 리리코, 레이. 이 녀석들에게 원한을 산 적은 없는 것 같고......

츠바사는? 그러고 보니 예전에 300엔을 빌렸다가 갚지않...... 이건 아니겠지......

......

 

[유지] : “다이스케는?”

 

오래토록 어울려 왔던 만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원한을 샀을 가능성은 다른 녀석들보다 높다.

게다가...... 무엇보다 나는 사쿠라를 좋아하지만, 사쿠라는 그 녀석을 좋아한다......

 

의식하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다이스케와 함께 있을 때, 그리고 홀로 있을 때. 그 사쿠라의 모습을 보고 나는 사쿠라의 마음을 확신했고

동시에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맛보았다.

 

다이스케는 아직 모를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태까지 셋이 함께 있을 수 있었으니까.

 

만약

만약, 다이스케가 전부 알고 있고

그래서 사쿠라를 손에 넣을 생각이라면?

나는 방해가 되겠지.

내가 없어진다면 아무 문제 없이 둘은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

그럴 생각으로 이 게임을 이용해 나를 없애버릴 셈인 건......?

 

물론 그럴 녀석이 아니다.

아닐 터이다.

그렇지만

그 녀석이 더러운 수를 써서 사쿠라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고 더욱이 나에게 이런 잔혹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미치도록 머리가 아프다.

애시당초 내 머리는 깊은 생각을 하는 데에 적합하지 않다.

결론을 냈으면 얼른 움직이라고, 몸뚱이가 가만 있지를 않는다.

그럴리가! 다이스케가 [주모자]라니, 완전히...... 내 개인적인 감정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할 뿐이잖아!!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사쿠라를 지킬 수 있지!?

 

잠깐만...... 아까 생각했던 대로 다이스케가 [주모자]라면 사쿠라가 안 죽을 수 있는 건가?

아니...... 애초에 다이스케에게 있어서 사쿠라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순수하게 사쿠라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건가? 그렇지 않으면, 그저 여자로서 손에 넣고 싶을 뿐?

여자로서 그런 것이라면, 볼일이 끝나면 사쿠라를 죽여버릴지도 모르겠지...... 가지고 놀만큼 놀고서 주사를......

 

아아

방금 해답이 떠올랐다.

다이스케를 [주모자]라고 단정하려는 자신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신.

양쪽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이.

더없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떠올랐다.

그 수밖에 없는 건가?

진짜, 그 수밖에 없는 건가!?

그 때였다.

 

[다이스케] : “유지! 어디로 숨었냐! 진정하고 얘기 좀 하자!”

[사쿠라] : “유지! 그만 좀 하고 나와! 함께 생각해 보면 분명히 좋은 방법이 떠오를 거야!”

 

왔다!

내가 숨어있는 방의 문이 열리고 둘의 그림자가 보였다.

잡동사니 사이에 숨어있긴 하지만 들키는 것은 시간 문제.

 

아니, 바로 들켜버렸다.

들어온 사쿠라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사쿠라] : “......”

 

소리를 치려는 사쿠라에게 나는 필사적으로 제스처를 보인다!

입술에 엄지를 대고 다른 한 손으로 내쪽으로 손짓을~

다이스케 몰래 이리로 좀 와 줘!

 

[사쿠라] : “!!”

 

소리를 집어 삼키는 사쿠라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다이스케] : “무슨 일인데!”

[사쿠라] : “아니. 이제 저쪽 주방만 확인하면 되지? 거긴 좁아서 같이 가봤자 방해만 될 테니까...... 혼자 가서 좀 둘러 볼래!”

[다이스케] : “어...... 알았어.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다이스케는 큰 소리로 내 이름을 외치면서 방을 나가 안쪽으로 들어갔다.

 

살았다.

 

[유지] : “사쿠라......”

[사쿠라] :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니! 다이스케와 있다간 또 싸울 것 같아서 일단 혼자 왔어!”

[사쿠라] : “그 이전에 갑자기 도망가고 그럴래! 안 그래도 다들 불안해하는데!”

[유지] : “사쿠라...... 사쿠라! 제발 부탁이니까 내 얘기 좀 들어라!”

[사쿠라] : “또 뭐니......!”

 

한 걸음 다가오려는 사쿠라에게

 

[유지] : “잠깐 오지마! 거기 서서 들어!”

[사쿠라] : “뭐어......?”

 

한껏 고함을 내지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잘못 다가왔다가는 진짜 죽는다!

 

[유지] : “제발, 마지막으로 하는 부탁이다!”

[사쿠라] : “알았어. 그 마지막이라는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이긴 하지만”

 

됐다......! 그리고 뭘 어쩌든 반드시 사쿠라가 들어줘야할 문제!

 

[유지] : “딱 하나만 더, 마지막으로 부탁하자”

 

꿈틀. 울컥하는 사쿠라.

아마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사쿠라의 머리에는 혈관마크가 떠올랐을 것이다.

 

[사쿠라] : “네가 무슨 선거철 국회의원이니? 이번이 마지막 마지막, 몇 번을 말해야 속이 풀려!”

[유지] : “알겠으니까 제발 좀!”

[유지] : “방에 들어가서 오늘 하루만 문 잠그고 절대로 나오지 마!”

 

슥~ 사쿠라의 미간이 일그러진다.

아...... 안 돼. 이 반응은......

 

[사쿠라] : “무슨 소리야 그건?”

 

역시나 엄청 화났을 때의 표정

 

[사쿠라] : “이 상황에서 혼자 꽁박혀 있으라는 이야기가 얼마나 위험한 소린지 알고 하는 소리니......?!”

[사쿠라] : “다들 제 목숨 아까워서 방에 틀어박혀 버리면 결국 움직이고 싶은 녀석은 마음대로 할 것 아냐!?”

[사쿠라] : “알겠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지 않는 이상, 네가 같잖은 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하겠어!”

 

아니, 아 이런......

 

[사쿠라] : “응!? 아무 소리 못하겠어!? 정말 화낸다!!”

 

그만, 제발 그만 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저히 모르겠어서

 

[유지] : “시끄러어어어어어어어!!”

[유지] : “사쿠라, 널 좋아하니까 그런다 왜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그렇게, 외치고 말았다.

 

[다이스케 시점]

 

[다이스케] : “어디로 갔담”

 

이상하다.

주방에도 유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나온 방 어디에 숨어 있었나?

그렇게까지 하는 녀석을 억지로 찾아내는 것도 그닥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찾아내서 녀석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방을 찾아봐야겠다.

 

[유지 시점]

 

[유지] : “좋아......한다고, 어?”

 

헉?

내가 무슨 소리를!?

 

[사쿠라] : “어?”

[사쿠라] : “...”

[사쿠라] : “......”

[사쿠라] : “...”

 

사쿠라의 얼굴이 서서히 빨갛게 물들어 간다.

아니, 지금 남 얘기할 때가 아니라 내 얼굴도......!

 

아니아니아니, 일단 이야기를 계속 해야 돼!!

 

[유지] : “사쿠라 널 좋아한다고! 예전부터 계속 좋아했다고! 사랑한다고!”

[사쿠라] : “아, 꺄악꺄아아아아아아아!!”

 

내 목소리를 덮어버리려는 듯 괴성을 내지르는 사쿠라. 나도 안져!

 

[유지] : “그러니까 명령 같은 거랑 상관 없이 부탁하는 거다! 널 위해서! 제발 부탁이니까 방 안으로 돌아가!!”

[유지] : “이만하면 설득력 충분하지!”

 

아자! 이겼다!!

 

[사쿠라] : “충 분 하 긴 뭐 가 충 분 하 다 는 거 야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제대로 역효과였던 모양이다.

 

[사쿠라] : “너너너너너 도대체 난데없이 무슨 소릴 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사쿠라] : “일단 아까 내 질문 아 그러니까 뭐랬더라 아무튼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거니!?”

 

기합과 혼란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를 높이며 부글부글 끓는 얼굴을 하고 성큼 다가오는 사쿠라

자 잠깐, 그 이상 다가왔다가는 진짜로......!

 

[유지] : “그만! 오지 말라고!”

[사쿠라] : “뭐 뭐가 어째!? 정말 무슨 소릴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 방금 막 나, 날 좋아한다며!”

[유지] : “이유는 말 못해!”

 

그렇다. 명령에 관련된 것은 전혀 발설해선 안 된다. 이럴 때 최악의 형태로 나를 속박하는 명령!

 

[사쿠라] : “너 정말 그럴”

[유지] : “!!”

 

당장에라도 날 붙잡으려는 사쿠라를 막기 위해서.

근처에 있었던 잡동사니를 잡아, 내밀었다.

퍽하고, 기분 나쁜 감촉이 났다.

짧은 비명.

사쿠라가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 무슨 일이지.

내가 집어든 것은 길다란 낡은 책상이다.

그 다리에 부딪힌 건가.

책상이 만드는 그림자 아래서, 쭈뼛대는 시선으로 살펴보니.

사쿠라는 한쪽 눈을 가리고, 다른 쪽 눈으로 겁을 내며 나를 올려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야.

왜 일이 이따위로 흘러가는 거야......!

 

[다이스케] : “무슨 일이야 사쿠라! 야, 유지, 너 여기 있는 거지!?”

 

악재는 쉽게 겹치곤 한다.

다이스케가 오고 말았다.

 

[다이스케 시점]

 

[다이스케] : “!”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사쿠라 혼자 남겨뒀던 방에 유지가 있었고.

그 유지는 커다란 책상을 집어 들고 있었고.

사쿠라는 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

 

[다이스케] : “유지~ 너......”

[다이스케] : “너 이자식 사쿠라한테 무슨 짓이야!!”

[사쿠라] : “다 다, 다이스케!!”

 

돌아본 사쿠라는 그제야 서둘러 유지에게서 도망이라도 치듯 내 쪽으로 기어 왔다.

내 뒤에 숨는 사쿠라.

유지는 완전히 얼이 빠진 얼굴로 멀뚱히 서있다.

 

[다이스케] : “유 지?”

[유지] : “그래”

 

그렇지 않아도 마주 서기가 망설여지는 심상찮은 분위기는 더욱 거세져

 

[유지] : “그래 잘 알겠다. 아무도 안 알아준다 이거지”

[유지] : “이제 이것밖에 없구만”

 

[그래]라는 것이 대답이 아니라, 스스로에의 납득이라는 것을 알았다.

 

[유지] : “진작 이럴 걸 그랬잖아”

[유지] : “완전 바보구만. 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유지]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지] : “......”

[유지] : “사쿠라만 빼고 다 죽여버리면 어차피 게임은 끝나지”

 

살벌하고 냉랭한 목소리로 그렇게, 유지는 중얼거렸다.

위험하다.

이 녀석 진심이다!!

 

[다이스케] : “사쿠라! 도망가자!!”

[사쿠라] : “다이스케 다이스케. 나, 나아~”

[다이스케] : “아 이런! 손 줘봐!!”

 

공황상태에 빠진 사쿠라의 손을 당겨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그대로 달린다!

뒤에서 큰 소리가 울린다. 유지가 책상을 버리는 소리다!

얼른, 얼른 위로 도망가야 돼!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면 일단 안전하다!

최소한 사쿠라만이라도 피신 시켜야 해!!

 

거의 넘어지다시피 해서 복도로 뛰쳐 나온다

 

[다이스케] : “사쿠라, 갈 수 있겠어!?”

[사쿠라] : “어, 가 갈 수 있어”

[다이스케] : “당장 올라가서 애들한테 방으로 들어라가로 해! 유지 저 자식 진짜로 맛이 갔어! 내가 막고 있을 테니까”

[유지] : “맛이 가긴 누가”

 

아까 전에 들었던 그 냉랭한 목소리는 바로 뒤에서 들렸다.

순간 뒤로 돌아.

전에 봤던 부젓가락을 힘껏 내려치는 유지의 얼음장같이 차가운 눈동자를 보니.

나는 유지가 정말 진심으로 날 죽일 셈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퍽하고.

부젓가락이 내 머리를 내리찍었다.

 

[다이스케] : “......”

 

내가 비명을 질렀는지 어쨌는지도 모르겠다.

아까 전의 주먹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격통과 현기증이 덮친다.

제대로 맞았더라면 뼈가 박살이 나 머리가 그대로 깨졌으리라.

그만큼 힘이 들어간 스윙이었다.

이것도 겨우 몸으로 밀쳐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부젓가락은 제대로 목표를 잡지 못했고, 작대기 한가운데 머리를 맞았던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데미지는 제법 컸다.

오히려 다리가 접질러진 탓에 제대로 일어설 수도 없다.

 

이거 위험한데.

지금 이렇게 죽을 수는 없는데.

이미 거의 [배신자]로 확정된 유지와 싸울 생각은 없었는데.

한 방만 더 맞았다가는 분명 의식을 잃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한 방 제대로 먹여서 역전을 노리는 수밖에.

 

그럴 생각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사쿠라] : “다 다이스케! 얼른 도망가야지!”

 

이번엔 사쿠라가 날 끌어 당긴다. 시야가 흔들리면서 뇌가 뒤흔들리는 것 같은 불쾌감이 들었다.

 

큭...... 꼴이 이러니 도망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행히 다리는 움직였다.

복도를 건너 계단을 오른다.

 

[유지] : “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뒤를 쫓아 온다.

 

[마이] : “아, 두 사람 돌아오”

[마이] : “어, 어쩌다 그랬어 다이스케!?”

[레이] : “!?”

[사쿠라] : “도 도망가! 다들 도망가!!”

[리리코] : “어머, 큰일이네...... 다이스케 군 일단 상처부터 봐요”

[다이스케] : “난 됐으니까...... 리리코 얼른 도망가라니까. 유지 이 자식 완전 빡돌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제 정신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웃음소리가 서서히 다가온다.

 

[마이] : “헉! 뭐야 저거...... 설마 유지야?”

[츠바사] : “다이스케 너 유지한테 당한 거야!?”

[다이스케] : “큰 상처는 아니야”

[츠바사] : “유지 이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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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이거 괜찮은데! 너도 제법 쓸만한 말이었다고!)

 

[츠바사] : “이 멤버로는 도저히 못 막아! 도망가자!!”

[마이] : “어? 어어......”

[리리코] : “그래봐야 도망갈 곳도......”

 

더보기

[츠바사] : (거기다 딱 좋을 정도로 당황하고 있군!)

[츠바사] : (이대로 조금만 시간을 끌면 다이스케는 유지에게 붙잡힌다!)

[츠바사] : (친구한테 맞아 죽는단 말이지. 다이스케 녀석한테 너무 어울리는 거 아냐!)

[츠바사] : (재수만 좋으면 다른 녀석들도 좀 끌어들일 수 있을 테니 좋아, 지금이다!)

 

안 되겠다. 내 상처에다 너무나도 돌발적인 사태에 애들이 심하게 당황하고 있잖아!

 

[마이] : “어 어라...... 우아아아앗!!”

 

더보기

[마이] : (오~ 오 이대로 끝납니까! 나무아미타불 괜히 위험 살 필요야 없지!)

 

마이가 가리킨 그곳 6시 방면.

부젓가락을 양 손으로 움켜진 유지가

살의로 가득한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계단을 올라 다가오고 있다!

 

[유지] : “하하하하하!! 등신같은 새끼들이 죽으려고 작정하고 있구만!!”

[마이] : “저얼~~~대로 안 되겠다! 도망가자!!”

 

가장 먼저 마이가 움직이고

 

[유지] : “마이이이이이이!!”

 

소리를 내지르며 유지가 부젓가락을 지켜들지만 마이가 빨랐다.

유지의 옆구리를 빠져 나가, 7시 방면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얼른 들어간다!

 

[다이스케] : “츠바사...... 리리코도 얼른”

[츠바사] : “아 그래! 리리코, 가자!”

[츠바사] : “아니, 레이!? 뭐 하고 있어! 얼른 방으로 들어가!!”

 

레이에게 소리치며 리리코의 등을 미는 츠바사.

레이는 그제야 재빨리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유지] : “너부터냐 이 병신새끼야아아아아!!!”

 

유지가 츠바사의 뒤를 쫓는다!!

 

[츠바사] : “빠 빨리 좀 가자!”

[리리코] : “미 미안해요 앗! 츠바사 군 위험해!!”

 

리리코가 급히 츠바사의 손을 잡아당겼고, 이내 야구 방망이처럼 휘두른 부젓가락은 할퀴듯 츠바사의 어깨를 스쳤다.

푸식, 둔탁한 소리. 핏방울이 허공에서 퍼지는 게 보인다.

츠바사가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감싼 채 바닥을 굴렀다.

리리코가 잡아당기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등짝을 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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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끄아아아악......! 날, 날 다치게 하다니!!)

[츠바사] : (크윽...... 그렇지만, 나쁘진 않아! 이 정도 다춰둬야 피해자인 척 할 수 있으니...... 어!?)

 

[리리코] : “그만, 제발 그만하세요 유지 군!!”

 

리리코가 쓰러진 츠바사를 감싸, 몸을 바쳐 츠바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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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악!? 방해 좀 하지 말라고!!)

 

[유지] : “깝치지 말고 꺼져...... 너도 좀 이따 죽여줄 테니까아!!”

 

그런 리리코를 몇 번이고 걷어차지만 결코 리리코는 비켜나지 않는다.

미안하다. 리리코, 츠바사.

좀 늦었지만

양주먹을 모아 움켜쥐고, 등 뒤에서 유지의 정수리를 내려찍는다!!

 

바위를 내려치는 것만 같은 감각

손이 찢어질 것 같은 격통의 돌대가리!

그러나 마찬가지로 데미지를 입은 듯, 유지도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다이스케] : “츠바사, 리리코! 얼른 도망가!”

[츠바사] : “크으으윽...... 미안하다 다이스케...!”

[리리코] : “괜찮아 괜찮아요!?”

[츠바사] : “난 괜찮으니까 얼른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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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사] : (칫......! 언제나 내 마음대로만 흘러가진 않는다 그거지! 앞으로 리리코랑 얽히는 것도 생각 좀 해봐야겠어......)

[츠바사] : (다이스케의 도움을 받을 줄이야...... 마음에 안 들어......)

 

[리리코] : (다행이다...... 츠바사 군한테 큰일 없어서 다행이다......!!)

 

츠바사와 리리코가 방을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유지는 머리를 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어랏? 사쿠라는!?

내 뒤쪽에서 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주저앉아 있다.

내가 막고 있는 사이에 도망가라고 말했는데!

 

큭! 사쿠라를 직접 데리고 가려면 유지 앞을 지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지

잔말 않고 나는 그대로 다가가 사쿠라의 손을 잡고

내 방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닫고

손잡이를 꽉 쥔 채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틴다.

 

그러나

이내 손잡이가 철컥이기 시작한다. 쫓아 온 유지가 밖에서 문을 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바깥 쪽으로 여는 문. 필사적으로 손잡이를 움켜쥐고 몸의 무게중심을 뒤로 당긴다!

이미 그 견고함을 증명한 문이었기에, 내 악력이 버티는 한 부숴져서 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미 악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쿠라가 있는 이상 문을 잠글 수도 없는 일!

 

[사쿠라] : “~ ~ ~ ~ !!!”

 

돌아보니 사쿠라는 내 발가에 웅크리고 앉아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있다.

유지 녀석의 그 처절한 모습을 봤으니 놀랄 만도 하지.

크윽, 이제 한계다! 손잡이가 돌아가려고 한다!!

데미지가 생각보다 심했던 모양이다. 생각을 하려해도 머리가 어질하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반격을 해야 한다.

이대로 문을 힘껏 열어재끼고,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할까!?

 

[사쿠라] : “다이스케”

 

사쿠라?

 

슥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쿠라.

빛을 잃고서 촉촉이 젖어있는 눈동자.

필사적으로 노브를 움켜쥐고 있는 내 손 위에, 겹쳐지는 사쿠라의 손.

쥐어짜낸 듯 그 입가에 깃든 미소.

 

[사쿠라] : “내가 다이스케 너 좋아했던 거 아니?”

 

그대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목소리.

사쿠라는.

발돋움을 해 거리를 좁혀서.

그 입술을 내 입술에 맞췄다.

 

[다이스케] : “......”

 

아아.

난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누구에게도 아닌.

루나에게 말이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던, 데자뷰에 가까울 정도로 어제와 닮은 상황.

그리고, 나에 대한 질타와 손가락을 걸고 한 약속.

그 모든 것을 루나와 함께 했었기에.

 

도저히 사고라는 것을 하기 힘든 이 상황에서도

사쿠라의 눈가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에서 그 슬픈 각오를 통해

문을 잠그려는 그 때

 

사쿠라를 밀어낼 수가 있었다.

양손이 손잡이에서 떨어졌다.

안 돼. 유지가 들어오겠어.

이런 불리한 자세에서 유지에게 제대로 반격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스스로를 희생하기 위해 문을 잠그려던 사쿠라

어떻게 그냥 내버려둘 수 있겠어.

루나와 같은 행동을 하도록 내버려둘 수 있겠어.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어째서?

유지 녀석이 포기한 건가?

아니면 단순한 속임수? 이쪽이 힘을 빼면 단숨에 돌격하려고?

모르겠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가슴 속에서 퍼져 나간다.

로비에서 다른 움직임이 있는 건 아닐까.

다른 누군가가 유지 녀석의 시선을 뺏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바닥에 앉아 방심하고 있는 사쿠라도 신경쓰였지만.

돌아서 주먹을 불끈 쥐고 혹시 모를 유지의 습격에 대비한 채, 문을 벌컥 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유지의 등짝.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인 것은

내방의 맞은편, 2시의 방 앞에 서 있던

 

레이?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지?

높이 치켜든 스케치북에 적혀 있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

 

[레이] : ‘내가 주모자에요’

크게 적힌 그 글자.

 

[유지] : “네년이었냐?”

[유지] : “네년이”

[유지] : “네년이 [주모자]였다 이거지!!”

 

절규와 함께 달려드는 유지.

나, 유지, 레이 이외에 아무도 없는 로비를 일직선으로 가로지른다.

나도 뒤를 쫓지만 한 박자 늦었다!

 

찰나의 사이에 유지는 레이와의 거리를 좁혀

 

[유지] : “죽 어 라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필살의 일격을 날린다.

 

[레이] : “......”

 

그 움직임이 꼭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느껴진다.

유지 너머로 보이는 레이의 표정은 결의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그 한순간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망설임 없이 레이는 바닥을 차고 올라 옆으로 비켜났다.

그녀가 그렇게 사리진 자리에서는 2시 방향의 문이 열린 채 유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으로 뛰쳐 들어가기 직전, 유지는 몸을 멈추려고 했을 때

 

나는 보았다.

유지의 발가에 무슨 흰색 띠가 매어져 있던 것을.

그리고, 그것이 내딛으려는 유지의 발목에 걸리는 것을.

유지의 운동신경은 몹시 뛰어나다. 그래서 아무리 흥분한 상태라 할지라도 최대한의 순발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랬기에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던 방해물이 나타나자

유지는 맹렬한 기세로 머리부터 지면에 떨어져 구르듯이 방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레이의 의도.

2시 방은 바로 유지의 개인실.

유지를 방에 격리시킨다!

 

[다이스케] : “!!”

 

나는 그제야 문 앞에 도착한다.

문을 때려 부술 듯이 닫아서

등으로 밀어 문을 고정시킨다!

 

[다이스케] : “레이야, 도와줘!!”

[다이스케] : “둘이서 버티면 아무리 그 녀석이라도 나올수 없겠지!”

 

내 의견에

레이는 당황해서 잠깐 경직하더니, 등을 돌린다!?

어째서!? 생각할 사이도 없이

등에 강한 충격을 느끼곤 서둘러 자세를 고치고는 다리에 힘을 넣는다.

간헐적인 충격. 손잡이를 돌린 채 문을 두들기고 있겠지.

좀 전보다 그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그 녀석도 슬슬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방법으로 계속 가둬둘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레이는 내 방으로 달려가더니, 사쿠라의 손을 이끌고 나왔다.

 

[레이] : 사쿠라 선배! 다이스케 선배를 좀 도와주세요‘

 

그렇게 적힌 스케치북을 보고 레이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사쿠라는 얼굴을 숙이고 있어서 표정을 알아볼 수가 없다.

그렇지만 문을 막고 있는 것을 도왔었다.

나는 자세를 낮춰 등으로 밀고, 사쿠라는 손으로 민다.

등으로 느껴지는 충격이 한층 완화된 것 같다. 이제 돌파당할 걱정은 없는 것 같다.

 

[사쿠라] : “......”

 

자세에 따라 자연스레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지만, 사쿠라는 시선을 피한다.

 

[내가 다이스케 너 좋아했던 거 아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자꾸 아까 그 생각이 난다.

죽음을 각오했기에 했던 고백.

그것을 꼭 거절하는 것 같은 모양이 되어버렸지만......

 

아니, 근데 고백?

사쿠라가 나한테?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시침 떼는 게 아니라 정말 몰랐다.

옛날부터 어울려온 사이였고.

남녀간에도 우정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으니 쭉 얼굴을 맞대어 왔으니 굳이 이성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게 되었으리라고.

그런 내 생각의 근간이 되었던 것이 사쿠라였으니까.

이 버터플라이 게임에서는 또 하나 믿고 있던 것이 무너졌지만, 이 점에 관해서는 100퍼센트 그저 당혹스러울 뿐.

 

뭐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대답하면 좋지.

인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체험

 

[사쿠라] : “뭘 보니?!”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응시하던 내게 그리 말하고, 사쿠라는 더욱 얼굴을 돌려 버린다.

귀까지 새빨갛게 물든 얼굴. 목소리는 흔들리고 있다.

성질을 겨우겨우 억누르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분명히 소리라도 지르고 싶겠지.

아마 당장에라도 때려 죽이고 싶을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런 상황에 밀쳐버리는 게 어딨담.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겠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사쿠라는 이렇게 살아있고, 사태는 역전 되었다.

그리고, 내 행동이 다 본인을 위해서라는 것도 사쿠라는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걸 아는 만큼, 내게 분풀이를 하지도 못하는 것이겠지.

 

아아~ 왜 이렇게 사쿠라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지.

그런 놈이 여태 사쿠라의 마음을 몰랐단 말이지.

 

쿵, 등에서 충격이 느껴진다.

힘이 빠진 충격. 단념이 느껴지는 충격.

문 너머에 있는 소꿉친구의 심정 또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이젠 더 이상 다 안다는 듯이 말할 수가 없다.

 

[사쿠라] : “그렇게 보지 말라구”

 

사쿠라의 표정이 참 엉망이라고 해야하나. 눈이고 입가고 삐죽거리는 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나 보다.

사쿠라도 나처럼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의식이라는 것이 참 기묘하다.

지금까지 셀 수 없는 시간을 사쿠라와 함께 지내왔는데.

고작 수 초 전에 나온 말 때문에.

사쿠라의 표정, 일말의 변화마저도 신경이 쓰인다. 시선을 빼앗긴다.

젖은 듯이 빛나는 긴 속눈썹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살짝 부은 오른쪽 눈에 마음이 아파온다.

사쿠라가 예쁘다는 이야기는 곧잘 들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얼굴이 반듯하는 건 동감했지만, 딱히 이성으로서의 매력같은 건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까.

그건 완벽히 내 잘못이다.

사쿠라는 이렇게나 매력적인데, 단지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것뿐.

분명 진작 알았더라면 나도 사쿠라와 얼굴을 마주하기가 힘들었겠지.

지금 이 자세로 생긴 어쩔 수 없는 거리조차, 너무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호흡도.

체온도.

느낄 수 있는 거리.

분명 사쿠라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나와 얼굴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이겠지.

열이 있는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린다.

막 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시 한 번 마음이 하나가 된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진다.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사쿠라도 느끼고 있다면

사쿠라가 “좋아한다”고 했던 이 감정은 분명 나에게 있어서도 “좋아한다”는 것이리라고.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다이스케] : “나도 좋아해”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가장 가까이 있는 녀석에게만 들릴 거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더 이상 문에서는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똑~ 하고. 뭔가가 떨어진다.

시선을 올렸다.

사쿠라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슬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시선은 똑바로 날 향해있었고, 나 자신이 그러하듯 감정이 완전히 멈춰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니까.

 

[사쿠라] : “정말?”

[다이스케] : “응”

 

하지만 이거면 충분하다.

사쿠라는 쓰러졌다.

쓰러지듯이 내게 안겨온 것이다.

 

[사쿠라] : “우으윽 흐윽”

 

오열.

폭발 직전의 감정을 받아줘서.

그렇지만 그 감적을 폭발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사쿠라는 조용히 그렇게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가슴에 깊숙이 묻혀서.

 

나는 다리에 더욱 힘을 넣었다.

마음은 편하다. 그렇게 느꼈다. 이태 몰랐지만, 이제 알았으니까.

남은 건 이제 이 상황을 어떻게든 처리하는 것.

 

[레이] : ‘괜찮아요 다이스케 선배?’

 

그렇게 스케치북에 적은 레이가 달려온다. 그와 함께 마이와 츠바사도 보인다.

다들 BB탄이라도 맞은 비둘기 같은 표정이다.

그럴 만도 하지. 기껏 서둘러 왔더니 내 품에 안겨 울고 있는 사쿠라의 모습이나 보게 됐으니.

 

[츠바사] : “어째 방해한 거 아닌가 싶어?”

[다이스케] : “아니...... 좀 도와주라”

 

결국 그대로 다 같이 지하에서 날라 온 잡동사니로 문을 막아버렸다.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 가능한 무거운 것들로 가져와 쌓은 결과, 2시의 방문은 견고한 바리게이트로 가려졌다.

이 정도면 안에서 무너뜨릴 수는 없으리라.

유지한테는 미안하지만......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녀석을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식사거리는 방 안에서도 충분히 있으니 괜찮겠지. 진정을 좀 시키고 나서 풀어주든지 해야겠다. 일단은 그렇게 결정되었다.

 

[다이스케] : “그나저나 어떻게 알고들 나왔네”

[츠바사] : “음, 그렇게 괴상한 리듬으로다가 문을 두드려 대니......”

[마이] : “최소한 유지가 그렇게 문을 두드릴 리는 없었는 데다, 절대로 위험한 상황에 그렇게 두드릴 리는 없었으니까”

[레이] : ‘......그렇게나 이상했나요?’

 

도대체 뭘 어떻게 두드린 거람.

 

[리리코] : “죄송해요...... 이상한 리듬을 제대로 못들어서......”

[레이] : ‘리리코 선배까지 그러기에요!’

[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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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 (이럼 된 거야)

[레이] : (사쿠라 선배, 다이스케 선배를 좋아했으니까)

[레이] : (앞으로 망설임 없이 움직이려면 이게 가장)

[레이] : (정말 괜찮아?)

[레이] : (정말로 잘 됐다고 생각해?)

[레이] : (......)

 

화제가 끊겼다.

유지가 폭주한 이유

그러니까 녀석이 [다 죽이면 클리어]란 결론을 내어버렸다는 이야기도 했다.

다른 한 가지, 사쿠라가 내게 고백을 했고, 내가 그걸 받아들였단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고 아이들도 묻지 않았다.

 

지금만 해도 사쿠라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으니까. 얼굴은 새빨개져셔는.

역시나 창피하기도 하고, 좀 내키지 않는 면도 있다.

어제 루나가 죽어서. 난 게임을 끝낼 결심을 했고.

아침에 그 모든 것을 말할 셈이었다.

유지가 날뛴 덕에 완전히 예상에서 벗어나버렸지만......

 

[마이] : “이제 어쩔래 ~......?”

 

걱정스런 마이의 목소리.

그래.

어차피 해야 할 일이 정해져있는 이상, 멍청히 있을 수야 없지.

 

[다이스케] : “사쿠라, 미안한데 잠깐 좀 놔줄래?!”

[사쿠라] : “응”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사쿠라는 내 손을 놓아주었다.

그런 달콤한 표정을 보자니, 내가 다 창피해 얼굴에서 불이날 것 같다.

 

[츠바사] : “좋을 때다”

[마이] : “덥다 더버”

[리리코] : “어머머머머”

[레이] : ‘너무 자랑하는 거 아녜요’

 

쓴웃음을 짓는 레이. ......어째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할 정도다.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아이들을 똑바로 쳐다봤다.

 

[다이스케] :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게 몇가지 있어”

[다이스케] : “우선 루나가 [교환자]고 유지가 [배신자]라는 데에는 다들 이견이 없지?”

 

거의 확실한 것. 루나가 목숨을 걸고 증명한 것.

그런데.

 

[리리코] : “그거, 정말 확실한 걸까요?”

 

미소를 지으며 의문을 표했다. 그것도 게임 참가에 대해 한걸음 빼고 있었던 리리코가.

 

[다이스케] : “만약 루나가 [교환자]라고 한다면 그 이유는?”

[리리코] : “[배신자]라서가 아닐까요?”

[다이스케] : “그럼 어째서 루나가 죽었냐고! [배신자]라면 [주모자]는 살아있는 게 이득이잖아!?”

[리리코] : “설득력있는 이야기네요”

[다이스케] : “어......그 그렇지?”

[리리코] : “그렇지만...... 그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 [주모자]가 일부러 말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뭐?

리리코의 미소는 이제야 수그러들어

 

[리리코] : “죄송해요. 딱히 의심하려는 건 아닌데...... 지금은 아무 것도 못 믿겠네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로서는 루나를 믿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루나. 나에게 사과했던 루나. 그리고 나의 약속을 원한 루나.

 

[다이스케]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

[마이] : “응~ ....... 일단 마이는 다이스케 의견에 찬성.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 뭔갈 정하는 건 좀...... 목숨이 걸려 있으니까”

[츠바사] : “나도 마이랑 마찬가지...... 일단 유지도 아직 [교환자]라고 하고 있으니까......”

[레이] : ‘전...... 지금 움직여야 한다고 봐요. 애초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건 그냥 죽기만을 기다리겠다는 소리잖아요’

 

움직인다가 3. 움직이지 않는다가 2......!?

장난하나. 움직이지 않으면 어쩔 생각인데.

벌써 두 명이나 죽었단 말이다. 무섭지도 않나!?

 

언젠가 레이가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게임에 영향을 주기 위해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

[주모자]가 가지고 있는 죽음이라는 카드는 너무나도 유리하다.

이게 바로 그 영향인가......

 

[다이스케] : “사쿠라 넌 어떻게 생각해?”

[사쿠라] : “어? 아아! 응......”

[사쿠라 : “다이스케 말에 찬성”

 

문득 뜨끔한다.

사쿠라의 그 말은 너무나도 생각없이 들렸기 때문이다.

 

[다이스케] : “사쿠라?”

[사쿠라] : “확실한 것은”

 

내 의문을 깨끗이 지우듯 이어지는 사쿠라의 말은 평소의 그 날카로움을 지니고 있었다.

 

[사쿠라] : “이 안에 있는 [수호자]가 다이스케의 요청을 무시하고 루나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겠네”

 

뿐만 아니라 그 안에는 등줄기를 서늘하게 하는 신랄함마저 섞여 있었다.

 

[사쿠라] : “리리코, 그렇지?”

[리리코] : “......”

[리리코] : “그러네요. 그건 확실하네요”

 

그렇게 대답하는 리리코의 표정은 다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쿠라] : “그리고 또 한 가지. 최소한 루나와 유지가 [교환자]와 [배신자]가 확실하다면 의논 자체는 진전시킬 수 있겠어”

[사쿠라] : “지금 여기 있는 여섯이 [공유자]둘 과 [진단자] [은둔자] [수호자] 그리고 [주모자]라는 얘기잖아”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해 주었다.

나도 오늘 아침이었다면 이렇게 이야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방법을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하지?

 

[츠바사] : “그러니까 다이스케 네 의견은 전원 역할을 밝혀보자는 건가?”

[다이스케] : “그럴 셈이었지만, 아직은 아니야”

 

지금 그런다면 [수호자]까지 거짓말을 해버릴지도 모른다. 조금 전 사쿠라의 이야기로 죄책감을 느낀다면.

[은둔자]도 말이다. 루나에게 넘긴 주사기가 독이라면 [은둔자]는 아직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뒤가 구린 건 확실하니까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

[주모자]를 포함해 세 명이 거짓말을 한다면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이 경우 사칭할 수 있는 건 [진단자]

네 명의 [진단자]가 나타났을 경우. 다들 제각각 다른 진단결과를 낸다면.

그에 대한 검증을 어떻게 하지?

늑대인간 게임처럼 하나씩 죽일 건가?

안 된다.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겠다......

 

[리리코] : “죄송해요. 생각해봤는데 역시 그게 맞는지 어떤지 모르잖아요?”

 

뭐?

 

[리리코] : “루나와 유지 군이 [배신자]와 [수호자]였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마이] : “건 또...... 왜?”

[리리코] : “누구나가 합리적인 행동을 취할 수는 없으니까”

[리리코] : “유지 군이 잘 모르고서 지레짐작으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잖아요”

[사쿠라] :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아무런 추측도 할 수 없잖니!”

[리리코] : “난 그저...... 신중하게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리리코] : “오히려 억지로 결론을 내리려고 하는 게 더 무서워요”

[리리코] : “우리의 생각을 그렇게 유도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리리코가 힐끔 눈동자를 돌렸다.

나에게로.

단 한순간이었지만 분명하게.

나 지금 리리코한테 의심받고 있는 건가?

 

[사쿠라] : “그거, 무슨 뜻이니?”

 

소리를 죽여 말하는 사쿠라.

말려야 된다......

사쿠라가 진심으로 화가 났을 때의 모습이다.

 

[사쿠라] : “다이스케가 [주모자]란 말이지?”

[리리코] : “그런 적 없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꼭 그렇게 결론을 내리게 하려는 태도가...... 무섭단 말예요!”

[리리코] : “만약에만약에 다이스케 군이 [주모자]라면 저희 모두, 다이스케 군이 시키는대로 하게 되는 거니까......”

[사쿠라] : “!”

[다이스케] : “그만하자. 사쿠라”

 

치켜올리는 손바닥을 내가 말린다. 관계가 최악의 경우로 치닫는 것만큼은 정말로 막아야 한다.

 

[츠바사] : “리리코, 너도 말이 심했어. 아무리 말이 그렇다는 것이라곤 해도 정도라는 게 있잖아”

[리리코] : “죄송해요 사쿠라. 다이스케 군”

[사쿠라] : “흥! 때리려고 한 것은 미안하지만 다이스케에 대한 비방은 용서할 생각 없어”

[사쿠라] : “어떻게든 해보려고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그것을 의심하다니 너무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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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 (사쿠라 선배......)

[레이] : (그 이야기 지금 선배 입에서 나온다면 오히려 역효과에요......)

 

다들 시선을 떨어뜨리고 입을 다문다.

 

[다이스케] : “사쿠라, 그만 됐어”

[다이스케] : “리리코, 네 말도 충분히 알겠어. [주모자]가 누군지 밝혀야겠지만 방법은 다시 생각해봐야겠네”

[다이스케] : “그나저나 나 좀 쉬어도 될까? 아까부터 머리가 좀 아파서”

 

생각해보니 맞았던 걸 손도 안 대고 있었다. 손을 대어 봤더니...... 헐~.

굳을락 말락 하는 피가 그대로 손에 묻어났다.

 

[마이] : “맞다! 바리케이트 때문에 깜빡하고 있었는데, 얼른 치료하자!”

[츠바사] : “찬성. 잠깐 휴식 좀 하자. 그룹은 어제랑 마찬가지로 해서...... 유지랑 리리코를 바꾸면 되겠네”

 

즉 나, 사쿠라, 마이는 그대로 가고 레이네 그룹이 츠바사와 리리코가 된다.

세 명씩이라면 괜찮겠지.

 

[츠바사] : “머리에 난 상처는 무섭단 말이지. 다이스케 너 좀 누워서 치료받아야겠는데. 너네 그룹한테 부탁하면 되겠지?”

[사쿠라] : “내 내가 해! 마이도 같이 있으니, 다이스케 방에서 하면 괜찮지?”

[마이] : “아 ~”

 

잠시 눈을 흘기던 마이는

 

[마이] : “뭐 어쩔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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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 (우와 미치겠네. 손발이 오그라들어. 츤이 없는 사쿠라는 잼 없어~)

 

어깨를 으쓱하는 것으로 대답한다.

 

[리리코] : “츠바사 군 상처는 로비에서 할까요?!”

[레이] : ‘저, 구급상자 가져올게요’

 

이래저래해서

이렇다할 방침도 정하지 못한 채, 결론은 미루고 우린 해산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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